====== 전자계집 ====== **전자계집**은 2011년 11월 2일 만들어진 단어이다. ===== 조어의 순간 ===== 2011년 11월 1일에서 2일로 넘어오는 늦은 밤, 나 [[pub>정진명]]과 룸메이트인 [[pub>유지현]]은 길을 걷고 있었다. 무얼 하다 돌아오던 건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ko>충남대학교]] 앞을 지나 대학로를 통해 [[ko>카이스트]]로 들어오고 있었다. 우리 둘은 이야기를 할 때 각종 [[유머]]를 교환하는 것이 일상적이었기 때문에, 그 날 밤도 평범하게 대화를 하고 '[[ah>개드립]]'을 섞으며 웃고 떠들며 걸어오고 있었다. 당시 나와 이 친구는 둘 다 [[연애]]경력이 없고, 이 친구의 몇몇 2차원 여성 캐릭터들에 대한 선호 ((헷갈릴 것 같아 말해두지만 3차원보다 2차원을 선호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는 알려져 있었기 때문에 가끔 그런 소재를 가지고 유머를 하고는 하였다. 예를 들자면 "[[ah>아이돌 마스터|실존하지 않는 아이돌]] 한번 안 핥아본 것들이 [[ah>아이돌]]의 진정한 의미를 알겠어?" 같은 유머. {{ :005.jpg?nolink&200|전자계집 발상의 땅(상호 및 전화번호 지움)}} 늦은 밤, 걸어오는 길에 나는 우연히 한 가게의 간판을 보게 된다. "○○○○ [[ko>전자담배]]". 그 단어를 보는 순간 나는 전자담배를 가지고 어떤 유머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고민했다. 일단 생각하기 쉬운 것이 개념의 일부분을 다른 것으로 치환하는 것이다. 전자담배... 가 아니면 전자술? 내가 평소 하는 수많은 시도처럼 그다지 성공적이지 않았다. 그러나 담배와 술을 병치시키는 행위는 나를 다음 연결고리로 가져다 주었다. 바로 '계집'이라는 단어였다. [[ko>국립서울대학교]]. 서울대 정문의 "계집 술 담배" 삼위일체가 떠오른 것이다. 그래서 한번 담배 대신 계집이라고 붙이고 입 안에서 굴려 보았다. 전자계집. ...전자계집? 전 자 계 집?????? 일단 만들어본 단어였는데, 이거 의외로 느낌이 괜찮았다. 오... 이건... 적절한 포장지가 있으면 괜찮은 유머가 되겠군. 나는 방금 내가 '전자계집'이라는 단어를 생각해냈음을 룸메이트에게 알렸다. 이 친구는 특유의 웃는 방식으로 웃었고, 나는 이 유머를 [[http://twitter.com/ |트위터]]를 통해 발신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조금 생각한 뒤, 나는 한 대화 ((꽁트라고 하나?))를 생각해냈고 그 대화에 대한 룸메이트의 숨 넘어가는 웃음을 확인한 뒤, 트위터에 [[https://twitter.com/#!/BaalDL/status/131399213262188546|이 꽁트]]를 올렸다. "아빠 전자담배 좀 그만 피세요." "너도 전자계집 좀 그만 만나라." -2011년 11월 2일 오전 12시 56분 약 10분에서 20분도 지나지 않아 이 트윗은 100번이 넘는 리트윗을 받게 된다. ===== 전파 ===== 그날 아침, [[ah>일본 애니메이션 갤러리|디씨 애갤]]에 이 트윗에 간략한 살 (("아버지도 울고 아들[[ah>전미가 울었다|도 울었다]]."))을 붙인 [[http://gall.dcinside.com/list.php?id=ani1_new&no=6563125|이 포스팅]]이 올라왔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 포스팅을 캡쳐한 이미지, 혹은 그 유머 자체가 각종 유머 사이트와 커뮤니티 사이트에 돌기 시작한다. [[http://sadasd.fancug.com/bbs/view.php?id=freeboard&no=224919|커그]], [[http://www.ppomppu.co.kr/zboard/view.php?id=humor&no=107177|뽐뿌]] 등... 구글에서 [[https://www.google.com/search?q=아버지가+디씨+애갤러에게.jpg|아버지가 디씨 애갤러에게.jpg]]로 검색하면 많이 나온다. 이후 전자계집이라는 단어는 한국어권 인터넷에서 어느정도의 시민권을 얻어 활동하게 된다. [[ah>시유]]의 SBS 방송무대 출연 때 마다, 트위터에서 '전자계집'이라는 단어가 최초 등장시와 같은 반응을 받으며 (주로 대중가요 문화권의) 트위터 사용자들 사이에서 폭발적으로 퍼지는 현상이 간헐적으로 관측되고 있다. ===== 평가와 반응 ===== 호평이다. 2012년 2월 29일 기준으로 [[http://favstar.fm/users/BaalDL/status/131399213262188546|favstar]]에 의하면 총 577번의 리트윗을 받았다. [[https://twitter.com/#!/search/realtime/%EC%A0%84%EC%9E%90%EA%B3%84%EC%A7%91|트위터 키워드 전자계집 검색]]으로도 꾸준히 트윗들이 올라오고 있다. 원본 꽁트 자체는 이제 그리 많이 언급되지 않지만, 전자계집이라는 단어는 살아서 네트워크를 활보하고 있다. 단 프로의 영역에는 미치지 못했는지 [[한국]]의 개그맨 [[ko>남희석]]씨는 이 유머에 대해 [[https://twitter.com/#!/Brlove12/status/133465884848164864|애매하다는 의견과 세모(△)등급]]을 남겼다. [[ah>시유(VOCALOID)]]의 제작에 참여한 작곡가 [[ko>방시혁]]씨가 시유를 '한국형 전자계집'이라 지칭한 것에 대해 [[https://twitter.com/#!/hitmanb/status/174551476855783427|의견]]을 남겼는데, 무슨 말인지는 잘 모르겠다. 아직 방송이나 언론을 타지는 못한 것 같다. 혹시 있으면 제보 주세요. 뿌잉뿌잉. 2012년 10월 26일 동아닷컴 사회면에 [[http://news.donga.com/Society/3/03/20121026/50417126/3|아버지의 전자담배, “아들아 전자계집 좀 그만 만나라” 폭소]]라는 제목의 기사로 불명예스러운 언론 데뷔를 기록하였다. 아 진짜... "왜 나는 전자계집이 아닌가!" 하는 외침이 [[https://twitter.com/#!/ya_chapssal/status/160331501915996160|여기]][[https://twitter.com/#!/jinchangchong/status/158893231361363970|저기]] 보이고 있다. 물론 이 반응은 전자계집이라는 단어 자체와는 큰 상관이 없지만... 네이버 웹툰 [[ah>가우스전자]]에 [[http://comic.naver.com/webtoon/detail.nhn?titleId=335885&no=718|비슷한 내용]]이 등장하였다. ===== 논란 ===== ==== 전자계집이란 무엇인가? ==== 전자계집 관련 유머가 올라올 때 자주 붙는 댓글 중 하나가 "전자계집이 정확히 뭐임?"이라는 댓글이다. 어떤 사람들은 잘 몰라서 질문하고, 어떤 사람들은 추측하는데, 대표적으로 [[https://twitter.com/#!/socialtaker/status/131519574989484035|야동]], [[http://clien.career.co.kr/cs2/bbs/board.php?bo_table=park&wr_id=11002857&page=4|애니메이션의 히로인]], [[https://twitter.com/#!/Dangerplanet/status/131402787530620928|야겜]]과 같은 해석이 있고, [[https://twitter.com/#!/prettysongsong/status/133056284021882880|게임 아바타, 화상채팅, 컴퓨터를 통해서 보는 아이돌 그룹]]등 넓게 해석한 것도 있다. 신경쓸 만한 점은 [[ah>러브플러스]]와 [[ah>보컬로이드]]처럼 특정 대상을 지칭하는 경우도 꽤 있는 듯. [[https://twitter.com/#!/answerere/status/167932607479296000|이런 대화]]가 종종 보인다. 전자계집이라는 단어를 주로 사용하는 사람들 중 보컬로이드 팬덤이 차지하는 비중은 꽤 크다. 내 입장에서 말하자면 위 '조어의 순간'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원작자가 '무엇을 생각하고 전자계집을 만들었다' 와 같은 건 없다. 애초에 단어 조합에서부터 만들어진 단어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이런 모호함이 각자 '자기가 생각하는 것'(야동이든 야겜이든...)에 유머를 맞춰 해석할 수 있는 실마리를 주었고, 그로 인해 유머가 흥할 수 있었던 것 아닌가 생각한다. ==== 여성비하 아닌가? ==== 이 문제는 나를 계속 괴롭혀 왔다. 많은 유머는 특정 집단이나 개인을 희화화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흥하면 흥할수록 그 집단의 사람을 건드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내가 느끼는 책임감도 꽤 큰데, 이 경우에는 '계집'이라는 단어에서 아무리 빼려 해도 뺄 수 없는 여성비하적 뉘앙스가 나를 괴롭혔다. 개인적인 변명으로는, 이 계집이라는 단어는 '계집 술 담배'에서 따온 것이니만큼 서울대를 까면 된다! ......는게 아니라, 저 세 단어의 조합은 방탕하게 노는 젊은 남성을 비판하는 느낌을 주는데(어디까지나 나한테) 즉 계집이라는 단어는 '계집질'이라는 행동을 가리키는 말에 가까운, 여성을 주체로 인식하지 않는 마초적인 남성을 비판하는 단어로... 아 망한 것 같다. 이 문단 쓰지 말 걸 그랬어. 사실 계집이라는 단어를 전자여성으로 바꾸거나 하면 느낌이 확 죽는건 확실하다. 이런 점에서 전자계집이라는 단어를 만들어내고 그 단어가 가는 길을 보는 과정은, 유머를 만들면서 '어떤 게 더 재미있을까' 하는 학생의 태도와 21세기를 살아가는 민주시민으로서의 태도가 충돌하는 매우 기묘한 경험이다. 물론 저는 (적어도, 현실의) 여성을 비하할 생각은 없습니다. 그건 당연한거지. 옆나라에서는 [[ah>이시하라%20신타로#s-5|비실재청소년]]의 인권도 보호한다는 둥 뭔가 가공의 인물의 인권도 보호하는 것 같은데... 어... 하여튼 복잡한 문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