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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자

미성년자

미성년자는 성인이 아닌 인간을 인간을 이르는 말이다. 그렇다고 소인배라는 뜻은 아니다. 영어로는 Minor. 유의어로는 아동/청소년 등이 있다.

아이와 어른을 어떻게 구분할 것인가? 이건 하루 휴가를 받았을때 적당히 생각해보면서 시간을 때울만한 괜찮은 소재이다. 많은 문화권에서 결혼을 경계로 아이와 어른을 구분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얼마나 사실인지는 모르겠다. 현대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인간(국민) 한사람 한사람을 권리의 주체라고 보고, 자기의 책임에 따라 행동을 할 능력이 있다고 본다. 민법적으로는 '계약자유의 원칙'같은게 있다. 이건 계약1)은 본인의 자유 의지에 따라 이루어진다는 것이다.2) 이 원칙은 어떤 사람이 계약을 했을 때 자신에게 끼칠 영향을 합리적으로 추론할 수 있고, 그에 따라 자신의 결정에 책임을 질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인간이 자유롭게 계약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는게 민주주의 사회의 기본이라고 친다면, 문제는 생긴다. 우리는 확실히 어린아이들에게 그러한 능력이 없다는 것을 안다. 어린아이도 어느정도 생각할 수 있다고? 그러면 더 나이를 낮춰보자. 유아. 언어능력조차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신생아. 이들에게는 그런 합리적인 사고를 할 능력이 없다/적다고 보고, 이들이 (어떠한 윤리적/공리적 기준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지 않도록 보호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고 이들을 인간(국민)이 아니라고 할 수는 없다. 이들을 영영 보호하면, 그 어디에도 자유롭게 계약을 맺을 수 있는 인간은 존재하지 않게 된다.

이게 내가 생각한 미성년자와 성인을 나눈 이유이다. 더 엄밀한 논의는 민법 교과서같은데 나오겠지. 한정치산자/금치산자도 참고. 결국 정신적 미성숙이 문제란 이야기. 물론 육체적 미성숙도 미성년자와 성인을 나누는 현실적인 이유일지도 모른다.3)

그런데 과연 '연령'에 의한 미성년자와 성인의 구분은 과연 타당한 것인가? 일정 이상 나이만 먹으면 성인으로 치는 건 과연 합당할까? 형법상의 미성년자 개념을 악용해서 범죄를 저지르는 아동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안타깝게도 '연령'으로 판단하는게 제일 현실적인 방안이 아닐까 싶다. 이 문제를 내 나름대로 매우 고민해봤지만 (그 과정에서 성인자격시험, 사회경험제도 등 여러가지를 생각해 봤다) 지금보다 나아지기는 커녕 문제만 생길 것 같다. 음.

얘기를 돌려서, 나는 사람의 성장과정에 있어 미성년자, 즉 아동/청소년기를 매우 중요하게 본다. 왜냐하면 미성년자들의 집단이란 결국 우리 사회, 특히 자유롭게 계약을 할 수 있는 개인들로 구성된 소위 어른들의 사회에 편입될 '새로운 구성원'의 집단이기 때문이다. 미성숙한4) 이들에게 어떤 생각을 가지게 할지를 성인들의 사회는 결정해야 할 의무가 있다. 이는 회사로 치면 어떤 신입사원들을 받을지를 결정하는 문제와 같다. 물론 청소년을 좀 더 주체적으로 본다면 그 결정 과정에 청소년 본인도 참여해야겠지. 난 별로 그런 입장은 아니다(나도 한때 청소년이었지만).

한편, 한국어에서의 '어리다'는 말은 지금 나이가 어리다는 말이지만, 옛 한글에서는 '어리석다'란 뜻으로 쓰였던 모양이다. 훈민정음 언해에서의 용법도 '어린 백성'인 걸 보면, '어리다'는 뜻에는 여러모로 '나이가 어리다'는 뜻 외에도 '정치나 사회등의 주체가 아닌/될 수 없는'라는 뜻이 있는 게 아닐까.

1)
민법에서는 인간과 인간 사이에 일어나는 transaction이라고 본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난 민법입문밖에 안 읽어봄.
2)
이에 따라 본인의 의사에 맞지 않는 계약은 취소되거나 무효…음 엄밀한 법률용어는 까먹었지만 하여튼 (일상적 용어로) 취소할 수 있다.
3)
예를 들자면 담배나 술을 금하는 것. 그러나 난 이것도 결국 자기 책임을 질 수 있느냐의 문제라고 본다.
4)
이라고 우리가 명명한, 정확히는
미성년자.txt · Last modified: 2010/07/06 21:02 by mas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