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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과사전으로 작동하는 개인 위키

백과사전으로 작동하는 개인 위키란 위키위키 시스템을 사용하는 한 가지 방식입니다. 작성자는 개인 혹은 정해진 일부의 사람으로 한정되지만 독자는 제약하지 않는 형태의 사용법으로, 위키백과나무위키와 같은 불특정 다수의 참여를 전제로 삼는 중앙 관리형 위키 백과사전에 대한 대안으로 고안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분산형 위키 백과사전이라는 개념으로 부르는 것을 선호합니다.

비교

백과사전으로 작동하는 개인 위키는 작성자의 지식을 정리해서 불특정 다수의 독자에게 전달시키는 점에서 중앙 관리형 위키 백과사전과 목적을 함께합니다. 단, 정해진 소수의 사람이 전체 위키의 내용에 대한 크레디트를 갖는다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개인용 위키 백과사전으로 작동하는 개인 위키 중앙 관리형 위키 백과사전
작성자 개인 혹은 소수 그룹 개인 혹은 소수 그룹 불특정 다수
독자 작성자와 동일 불특정 다수
목적 작성자를 위한 정보 정리 불특정 다수를 위한 지식 정리
목적 달성을 위한 기여량 적음 많음
가용한 기여량 충분 부족 부족~충분
규칙의 필요성 개인의 필요에 따름 독자를 위한 가독성 독자를 위한 가독성 +
협업을 위한 규범

필요성

왜 이런 개인 위키를 필요로 하냐는 질문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제 답은 간단합니다. 위키백과로 대표되는 중앙 관리형 위키 백과사전이 잘 할 수 없는 일들을 시도하기 위한 대안입니다. 중앙 관리형 위키 백과사전이 잘 할 수 없는 일들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도보시오의 링크들을 확인해 주셨으면 하고, 저는 간략하게만 말하려고 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문제점이란 바로 불특정 다수의 참여 그 자체입니다. 불특정 다수의 참여는 위키 백과사전 시스템이 돌아가게 만드는 원동력이었고 여러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만들었지만, 이제 그것이 담고 있는 본질적인 한계 또한 인식하고 다른 대안을 모색해볼 필요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불특정 다수의 참여가 가지고 있는 본질적인 한계란, 위키 백과사전의 문서가 이론적으로 모든 참여자의 총의를 반영해 게시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위키백과의 정책인 중립적 시각은 이를 위한 도구이자, 결코 완벽하게 달성될 수 없는 목적입니다. 확인 가능 또한 퀄리티를 제어하기 위한 규범이지만 위키백과가 1차 자료가 될 수 없는 이유죠. 2017년 4월 현재 나무위키로 대표되는 중립적 시각 비추구 위키 백과사전의 경우1)에도 토론을 통해 그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방침을 지니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인터넷상의 토론에 의해 풀 수 있는 문제에는 한계가 있고 총의를 형성하는 것은 어느 정도까지만 가능한 것이 자명한(또 사소한) 사실입니다.

그 대안이 바로 문서에 대한 크레디트를 갖는 개인이나 그룹에 의해 관리되는 위키입니다. 개인 위키일 경우에는 총의 자체가 언급될 필요가 없고, 그룹의 경우에도 그룹 구성원의 총의는 필수가 아닙니다: 단지 그룹의 이름으로 발행된 문서에 대한 책임을 그 그룹이 갖기만 하면 되지요. 이것은 중앙 관리형 위키 백과사전이 쓸 수 없는 더 다양한 문서를 작성할 수 있게 해 줍니다. 전문가가 자신의 경험과 이름을 걸고 게시하는 정보, 총의를 형성하는 것이 불가능한 명백한 관점이 존재하지만 그럼에도 읽힐 가치가 있는 글과 같은 것들 말이지요.

실현 방향

위에서 대안이라고 말하기는 했지만, 백과사전으로 작동하는 개인 위키가 중앙 관리형 위키 백과사전을 대체해야 한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오히려 보완하는 관계로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백과사전으로 작동하는 개인 위키들 사이에도 보완이 필연적입니다. 개인 위키의 문서 생산력, 그러니까 기여량은 결코 중앙 관리형 위키 백과사전을 따라갈 수 없기 때문입니다.

애초에 위키백과나무위키 같은 프로젝트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지식의 체계를 쌓는데는 엄청난 기여(노동)가 필요하고, 그런 기여를 모을 수 있는 수단을 잘 확보했기 때문입니다. 백과사전으로 작동하는 개인 위키가 장난감 프로젝트 수준이 아니라 성과를 얻기 위해서는 결국 많은 기여가 필요하리라고 보고, 당분간 그 기여는 개인의 참여로부터 얻을 수밖에 없을 것이고, 백과사전으로 작동하는 개인 위키 그 자체는 결코 그 수준으로 커질 수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바로 백과사전으로 작동하는 개인 위키들 간의 링크입니다. 위키위키 시스템에서는 인터위키라는 이름으로 사용되는 기능입니다. 이 위키에서도 이미 많이 활용하고 있지요. 하이퍼링크를 통해 문서 뿐 아니라 위키들 간에도 연결하며 다른 사람이나 그룹의 기여를 활용하는 것이 개인이나 그룹이 크레디트를 갖는 위키가 규모를 확보하는 방법이 될 것입니다. 해당 문서 자체에 대해서 책임을 지지 않고2) 서로 분리된 관리 책임을 지는 것이지요.

또, 서비스가 사용 불가능이 되는 경우에 대해서도 상대적 이점을 갖습니다. 중앙 관리형 위키 백과사전이 관리 이슈로 통째로 서비스 자체가 사라지거나 이용할 수 없게 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지만, 백과사전으로 작동하는 개인 위키들은 일부가 사라지더라도 나머지는 멀쩡히 이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만약 하나의 개념에 대해 복수의 개인 위키가 기재한 문서들이 있다면, 내가 링크해둔 위키 문서가 위키째로 사라지더라도 링크를 다른 위키의 링크로 대체할 수가 있겠죠. 이러한 특성 때문에 저는 이 체계를 분산형 위키 백과사전이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이상

월드 와이드 웹의 본질은 하이퍼링크입니다. 문서들이 유기적으로 결합되는 구조가 월드 와이드 웹을 인터넷의 왕좌에 군림시켰습니다. 위키위키 시스템의 본질은 그 하이퍼링크를 물리적 주소가 아니라 의미 단위로 구현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위키는 필연적으로 월드 와이드 웹의 부분집합입니다만, 지식의 체계로서는 월드 와이드 웹보다 위키가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지식 체계의 정리가 중앙 관리형 위키 백과사전에 몰려있는 것은, 인터넷, 그러니까 월드 와이드 웹이 특정 주체에 의해서 관리되는 것에 비유할 수 있을 것입니다. 분산형 위키 백과사전이라는 개념이 소개된다고 해서 이것들이 중앙 관리형 위키 백과사전만큼 커지리라는 예측은 하지 못하겠습니다. 그러나, 지식의 월드 와이드 웹 또한 자유롭게 문서를 올릴 수 있고, 규칙과 관리가 아니라 신뢰에 의해 권위를 부여하는 형식의 외연이 필요합니다. 그것이 분산형 위키 백과사전의 이상 - 지식의 월드 와이드 웹을 구축한다 - 입니다.3)

더 이상(꿈세계 이야기)

제가 위에서 '중앙 관리형 위키 백과사전이 쓸 수 없는 문서'라고 지칭한, 전문가의 관점이 담긴 1차 자료나, 논란의 소재가 있는 글들이 지금까지 어떻게 인터넷, 월드 와이드 웹에 작성되었는지를 생각해 보겠습니다. 대부분 블로그 포스트나 기사와 같은 형태로 작성되었지요. 다시 말해, 저러한 글들은 위키에 작성되기에는 부적합한 것이라고 여겨졌습니다. 굳이 개인이 작성하더라도 위키보다는 다른 플랫폼이 적합하다고 생각한 것일지도 모르지요.

그러나 분산형 위키 백과사전의 도래는 그런 문서를 위키, 즉 의미 단위 하이퍼텍스트 안에 포용할 수 있게 만들 것입니다. 오늘날 많은 지식은 웹에서 질문-답변에 의한 지식 축적 서비스(예: 스택오버플로우)에 의존하고, 그런 서비스는 대형 검색 엔진의 성능에 의존합니다. 의미 단위 하이퍼텍스트는 검색 엔진을 대체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지금 당장은 기술적으로 가망이 없어 보입니다만, 의미 단위 하이퍼텍스트가 검색 엔진만큼 자동화될 수도 있겠지요. 그냥 가능성의 얘기를 하는 겁니다. 그리고 제가 썼다고 기록해두기 위한 용도기도 하지요 하하…

마무리

우리는 중앙 관리형 위키 백과사전 바깥의 영역에서도 지식을 구축하는 것을 시도해야 하며, 백과사전으로 작동하는 개인 위키에 의한 분산형 위키 백과사전을 만드는 것을 제안합니다.

도보시오

1)
나무위키의 경우 다중관점을 도입하고 있다.
2)
그 문서를 인용한 책임은 지겠지요
3)
이런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많은 보조적인 도구들이 필요할 것입니다. 인터위키를 좀 더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도구가 개발되어야 할 것입니다. 분산형 위키 검색(인덱스) 시스템 같은 것이 제일 먼저 떠오르는군요.